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나의 이야기(2)

내 얘기를 하려면 부모님 얘기를 빠뜨릴 수 없어.

 

엄마 아빠는 친할아버지의 소개로 만나셨대.

할아버지가 엄마를 아는 사이는 아니었고 

시내에 나갔다가 우연히 엄마를 보고 아들을 소개시켜 주고 싶으셨대.

 

우리 할머니는 조신하고 얌전한 스타일인데

할아버지는 활달하고 발랄할 여자를 좋아해서 아들은 그런 여자랑 결혼하길 원하셨대.

 

그때 아빠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주말에 집으로 불러서 소개팅?을 시켜주신거야.

 

아빠는 서울에 호감녀가 따로 있었고

엄마는 그전에 고등학교 선생님이랑 연애를 했었는데

그 아저씨 엄마가 엄마가 유복자라 엄청 반대서 헤어졌다고 하더라고.

 

할아버지가 1-2번 만났는데도 둘 다 미적지근해서 

아빠를 닥달해서 만남을 지속하도록 압력을 넣으셨대.

 

그렇게 저렇게 몇 번 만나고나니 

우리 아빠는 좀 선비 같고 조신한 남자 스타일이거든

 

엄마는 자기랑 다른 모습에 호감이 생겼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결혼하면 장점이 최대의 단점으로 변하나벼

 

어느 날 엄마가 아빠 만나러 서울에 갔었는데

일 때문에 바쁜 아빠가 엄마를 4시간 이상 기다리게 하고 연락도 없어서

(사실 연락할 방법도 없긴 했었지)

열받아서 집으로 내려와 버리곤 다신 안 만날꺼라고 다짐하고 연락을 끊었었대

 

할아버지 다시 등판~

 

어떻게든 엄마랑 결혼시키고픈 할아버지가 엄마를 만나서 얼르고 달래서

다시 아빠를 만나게 하고 그때부터는 집안에서 강력하게 밀어부쳐서 

약혼을 하고 결혼까지 무사히 하게 되었대.

 

엄마가 사실 이 결혼을 한 가장 큰 이유는

할아버지가 엄마를 너무 좋아한 것이 가장 크대.

 

외가 쪽은 집안 전체가 조선시대부터 카톨릭이고 

할머니는 불교신자였거든

 

아빠도 약혼 후 엄마를 따라 세례도 받고

결혼도 성당에서 했어.

 

세상에서 가장 큰 갈등이 종교문제라는데

지금 이스라엘이랑 팔레스타인이랑 싸우는 것도 지긋지긋한 종교갈등이고..

 

예전엔 남자의 입김에 쎄던 세대라 그런가

할아버지가 개의치 않아해서 큰 갈등없이 넘어간 거 같아.

 

어릴 때 할머니랑 얘기하면 벽같고 답답한 면이 많으신 분이었는데

얌전하고 조신한 성품이라 특별히 엄마랑 고부갈등을 겪거나 하진 않았어